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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일스톤 점검을 짧은 주기로 반복하겠다는 말의 의미는 위에 이야기한 확률의 존재를 의도적, 또한 체계적으로 무시해 사실상 비상체제가 선언된 시점으로부터 프로젝트 드랍이 확정되는 시점까지 사람들의 희망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이 기간을 타사에 이직을 시도할 수 있는 기간으로 추가 제공하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동작했습니다. 저 비상체제 선언 회의에서는 제가 아는 것만 서로 다른 녹음파일 3개가 존재함을 파악했고 자리에 돌아와보니 개발팀 인원들 중 한 절반쯤 되는 사람들의 모니터에 오렌지색 사이트 - 당시엔 게임잡 타이틀이 오렌지색이었음 - 가 떠있었습니다. 관대한 경영진은 비상체제라는 이름을 빌려 우리들에게 타사로 이직을 준비할 충분한 기간을 제시한 셈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괴물같은 속도로 개발했던 초기 몇 마일스톤보다도 더 높은 생산성을 이 마지막 몇 주 동안 보였습니다. 우리들 중 그 누구도 초과근무를 단 1초도 하지 않았지만 개발은 그 어느때보다도 빨랐습니다. 칩거에 들어간 리더십을 대신해 누구도 우리에게 이미 부여된 목표를 뒤흔들지 않았고 우리들은 원래 우링가 우리가 집중했던 목표 - 도탑전기 복제 - 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정성평가 점수를 폭망하게 만든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들 스스로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저 하루에 9시간동안 - 휴게실의 간식을 먹으며 점심시간에도 일했으니까 - 도탑전기를 열심히 베껴 순식간에 도탑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팀이 속도를 내면 그렇게도 개발할 수 있다는 걸 배운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후에도 일시적으로 아주 빠른 개발이 필요할 때 함께하는 멤버들에게 이 때의 경흠을 ‘뇌 없는 개발’이라고 부르며 일시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해 게임에 구색을 갖출 수 있다고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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