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성 알림 수신동의 사례

게임을 처음 설치해서 실행해보면 한번씩은 나타나는 약관동의 화면에 ‘광고성 알림 수신동의’를 잘 끼워넣는 다크 패턴은 너무 흔해서 다시 말할 생각이 없습니다. 반드시 동의해야 하는 약관 사이에 광고성 알림 수신동의를 끼워넣고 ‘시작’ 버튼과 ‘모두 동의하고 시작’ 버튼을 넣어 익숙하게 ‘모두 동의하고 시작’ 버튼을 터치하게 만드는 식입니다. 전에 이야기한 다시 보지 않음 버튼을 평소와 달리 오른쪽에 배치해 습관적으로 버튼을 눌러 사용자가 개발자가 의도한 동작을 수행하게 만드는 흔한 다크 패턴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어떤 게임을 업데이트하면서 만난 약관동의 화면은 비슷해보이지만 이보다 한 차원 높은 다크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서 잠깐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팝업은 요즘 세상에 너무나도 당연한 다크 패턴이라 별로 이야기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평소에 보던 메시지박스와는 또 다릅니다. 이 메시지박스는 게임을 처음 실행하고 처음으로 계정을 만들 때 나타나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이전에 이미 약관에 동의하고 플레이하던 게임을 업데이트 한 다음 처음 실행할 때 나타난 메시지입니다. 만약 이 메시지가 게임을 처음 실행할 때 나타난 거라면 조심스럽게 ‘필수’ 항목만 선택하고 왼쪽의 ‘시작하기’ 버튼을 주의깊게 눌렀겠지만 이번에는 같은 행동을 하려다가 멈칫했습니다. 일단 이 메시지를 만난 상황이 게임을 처음 설치할 때가 아니었고 화면 상의 모든 약관이 ‘선택’인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메시지는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서 ‘선택’ 약관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선택’약관으로만 구성한 동의 메시지를 보여주고 이전과 똑같은 ‘시작하기’와 ‘모두 동의하고 시작하기’ 버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팝업을 이전에 마주친 팝업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면 나도 모르게 개발자가 의도한 대로 이전에 동의하지 않은 선택 약관을 동의해버리게 됩니다.

이 메시지가 악의에 차 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미 게임을 처음 설치하면서 약관에 동의하는 절차를 진행한 다음 업데이트 할 때 또 다시 메시지를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는 선택 항목만 모아서요. 근본적으로 야간에 광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의를 받는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상도 비슷한 것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 동의를 한 번 거절한 사용자들에게 또다시 이 메시지를 처음 보여주는 것 같은 방법을 그대로 사용해 또 다시 동의를 구하며 그 방법도 이전에 사용한 것과 똑같은 다크 패턴을 사용한 건 상도는 이미 없고 이제 도대체 뭐가 더 없어야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린 돈 벌어야 하는 것 맞고 그러려면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에게 광고 메시지 수신 동의를 시켜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근데 그 방식이 이런 식으로 사용자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방식이라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