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위키에 컨플루언스 추천해요

이전에 내가 컨플루언스를 싫어하는 이유 같은 글을 쓰긴 했지만 여전히 개인 위키와 웹사이트에 컨플루언스를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사용할 것 같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솔루션을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트위터 타임라인을 지켜보면 가끔 개인 위키를 만들고 싶은 분들의 글을 보게 되는데 여러 위키가 물망에 오르며 종종 여기에는 컨플루언스도 지나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컨플루언스는 기업용 도구라는 의식이 강해서인지 아주 잠깐 고려 대상에 올라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상황이 좀 답답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컨플루언스를 2년 이상 개인 위키와 웹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사용해 왔고 규모가 큰 팀에서도 꽤 오래 사용해 왔습니다. 이 도구가 규모가 큰 그룹이 사용할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개인이 사용하기에도 괜찮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컨플루언스 클라우드는 가격이 쌉니다. 2022년 12월 기준 스토리지 2기가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스토리지 250기가까지는 월 약 6달러, 스토리지 무제한은 월 약 11달러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지는 ‘첨부파일’에만 적용되며 텍스트는 스토리지를 측정하지 않습니다. 당장 계정을 만들어 무료로 이 서비스가 사용할 만 한지 충분히 둘러볼 수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월 약 11달러를 내고 프리미엄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데 스토리지 사용량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없앨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종종 마주치는 위키 사용자분들은 파일 보다는 주로 텍스트로 컨텐츠를 만들곤 하지만 비공개 위키를 사용하다 보면 간단히 사진 파일 하나만 첨부해도 10메가씩은 쉽게 사용하곤 합니다. 이전에 라이트세일 인스턴스에 도쿠위키를 설치해 사용하던 몇 년 동안에는 이렇게 큰 파일을 업로드하는 일이 꽤 스트레스였는데 이런 걱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습니다. 이전에 라이트세일에 도쿠위키를 설치해 사용할 때는 서버에 월 약 10달러, 백업, 비상용 로드밸런싱, 모니터링 등을 모두 합쳐 월 25달러 정도를 사용하면서도 항상 서비스가 잘 돌아가는지, 또 스토리지는 얼마나 사용했는지 등에 신경 써야 했는데 지금은 월 11달러를 내면 아무 고민 없이 위키를 사용하는데만 집중하면 됩니다.

완전관리됩니다. 사실 처음에는 서버를 만들고 위키를 설치하고 모니터링을 설치하고 부하 관리와 장애대응을 위해 로드밸런싱을 하는 행동들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종종 위키를 하드코어하게 사용하시는 다른 분들을 살펴봐도 위키를 운영하는 일 자체를 즐기는 분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계속해서 변하는 웹 서비스 운영 방식을 계속해서 따라가기 벅차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이 일이 내 직업이었다면 계속해서 따라가야만 했겠지만 어느 순간 위키에 페이지를 작성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보다 위키 자체를 유지보수 하는데 신경을 더 쓰고 있음을 인식했습니다.

주객이 바뀌어 있었고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 세계의 아틀라시안 직원들이 몇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해 주고 서비스 상태는 스테이터스 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위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항상 스테이터스 페이지보다 내가 먼저 장애상황을 알게 되기는 하지만 그냥 기다리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위키에 기대하는 기능을 모두 갖췄습니다. 종종 컨플루언스가 규모가 큰 조직에서 사용하는 위키로 개인이 사용하기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봤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컨플루언스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도 잘 돌아갈 뿐 그 기능 자체가 적은 인원이 사용할 때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기능 목록을 보면 한 사이트에 3만명이 등록되어 사용해도 문제 없을 거라고 주장하는데 이 말은 10명 이하 인원이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말입니다. 위키에 기대하는 페이지, 히스토리, 링크, 백링크, 검색, 계층구조 관리, 계정 별 권한설정, 동시작업 등의 기능을 모두 갖췄습니다. 위키에 뿌리를 둔 현대적인 문서관리 서비스들이 종종 이 기능 중 일부를 생략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노션이 유료 사용자에게도 히스토리를 이전 30일 분만 유지하곤 하는데 컨플루언스는 고지식할 정도로 이런데 보수적입니다. 어떤 데이터도 멋대로 없애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담당자가 지정되어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실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일 겁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길 때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 나는 다시 위키를 사용하는데 집중하는 대신 유지보수하는데 정신이 팔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월 11달러를 내는 컨플루언스 프리미엄 유저는 담당자가 일대일로 지정되어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번은 익스포트 기능이 원하는 대로 동작하지 않아 문의했었는데 이미 이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 상황은 아틀라시안 지라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당장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내가 허가하면 자신이 직접 내가 원하는 파일을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해 왔습니다. 보안 상 원하지 않았기에 이를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데 놀랐습니다.

위키에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많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10명 이하 사이트에 무료입니다. 컨플루언스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는 여러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컨플루언스는 규모가 큰 그룹에서 주로 사용해 회사 차원에서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은 컨플루언스용 앱을 개발해 돈을 벌 수 있는 충분한 유인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어지간히 힙한 웹 기반 서비스 대부분은 컨플루언스용 앱이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10명 이하 사이트에 무료일 때가 많은데 소규모 사이트를 통해 앱을 광고하고 장차 대규모 사이트에서 앱을 유료로 사용하도록 유인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자잘한 아쉬움을 해결하는데서부터 본격적으로 외부 앱을 통해 페이지를 작성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위키를 지금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사용하고 싶지만 내가 직접 유지보수 하고 싶지 않다면 컨플루언스는 강력하게 고려할 후보입니다. 가격이 싸고 완전관리되며 전통적인 위키의 기본 기능에 충실할 뿐 아니라 다중사용 상황에 강하고 지원이 강력합니다. 개인 입장으로 컨플루언스에 익숙해지면 컨플루언스를 사용하는 큰 조직에 속해 일할 때 강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