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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왜 던전 안에서는 월드맵에서 다른 지역을 볼 수 없나요?에서 디아블로 이모탈(이하 디아블로) 사례를 들어 같은 주제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비슷하게 인던 안에서 월드맵을 볼 수 없는 사례에서는 인던 안에서 아예 맵을 열 수도 없었던 리니지W의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제2의나라에서는 미니맵을 터치하면 디아블로와 비슷하게 주변 맵을 보여주고 이 인터페이스 안에서 월드맵 버튼을 터치해 월드맵을 열 수 있는데 인던 안에서는 월드맵 버튼이 비활성화 되어 있어 월드맵을 열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이전과 같습니다. 인던 인스턴스를 한 번 만든 다음 밖에 나갔다 돌아올 때 정의할 동작이 많습니다. 또 현대의 인던은 강하게 개인화되어 중간부터 시작할 때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 같은 이야기를 세 번째 하는 김에 이번에는 인던 안에서 월드맵에 접근해 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인던 밖에 나갈 때 생기는 문제점을 몇 가지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단 인던 난이도를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현대 모바일 게임의 인던은 그 시점까지 캐릭터의 성장 수준을 가정할 때가 많습니다. 성장 수준을 갖추지 않으면 인던을 클리어 할 수 없도록 만드는데 상황에 따라 특정 인던은 게임 전체의 진행을 막는 허들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던전을 클리어 할 수 있을 때까지 게임 내 다른 요소를 플레이 해 설장 수준을 갖춘 후 던전을 클리어 하고 다음 플레이로 넘어가야 합니다. 던전 밖으로 이동했다가 이어서 플레이 할 수 있으면 던전 밖에서 재정비할 기회가 생깁니다. 유저가 얼마나 여러 번 재정비 할 지 알 수 없어 긴 시간에 걸친 재정비로 던전을 클리어 하게 되면 성장 수준을 가정할 수 없어 이후에 제시되는 난이도가 캐릭터의 성장 수준과 맞지 않아 나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인던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현대의 인던은 적극적으로 환경을 개인화 합니다. 가령 이동경로를 파괴하는 연출이 일어난 다음에는 죽거나 인던 밖에 나갔을 때 이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인던 밖에 나갔다 돌아올 때 어디부터 시작하게 해야 할까요. 게임에 체크포인트 개념이 있다면 체크포인트가 파괴된 다리 이전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항상 파괴되는 다리 뒤에 체크포인트를 배치하는 규칙을 만들고 개발 과정에 이를 항상 검증하게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팀이 커질수록 이런 규칙을 유지하는데 높은 비용이 들고 실수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게임에 따라 적극적인 카메라 연출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인던을 나갔다 돌아올 때 고려할 문제입니다. 진행에 따라 카메라 시점을 강제하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소매트릭 뷰 게임 중에서는 공성 같은 장면에서 성벽을 따라 여러 번 방향을 바꾸지만 플레이는 항상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도록 만들기 위해 모서리에 도달할 때마다 카메라를 돌려 방향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모서리에 볼륨을 배치하고 볼륨에 진입할 때 카메라를 전환하는데요, 모서리에 배치한 볼륨 바깥에서 던전 밖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 어떤 카메라를 적용해야 할 지 모호합니다. 던전 밖에 나갈 때 카메라를 포함한 현재 상태를 저장했다가 돌아올 때 복원해 줘야 합니다.

애초에 이 던전에 다시 돌아오기는 할 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대 모바일 게임은 유저에게 긴 호흡을 가진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도록 훈련 시키지 않습니다. 문명 시리즈를 플레이 할 때 한 턴에 할 일이 많아진 상태에서 게임을 멈추면 다시 시작할 때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던전 밖에 나간 유저는 던전 밖에 널린 새로운 목표를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던전을 플레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쉽게 잊게 됩니다. 이때 던전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 지도 고민거리입니다. 클리어 된 던전이라면 일정 시간 후 던전을 제거하면 됩니다. 하지만 클리어 되지 않은 던전이라면 함부로 던전 인스턴스를 제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유저는 이미 던전을 중간에 그만 뒀다는 사실 자체를 잊게 되는데 특히 던전을 명시적으로 중단하지 않고 월드맵을 통해 비명시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므로 던전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인던 플레이 도중 밖에 나갈 수 있게 하기로 결정하려면 이런 질문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이런 질문을 해결하는데 비용을 들일 정도로 확실한 목적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