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프와 디버프를 표시하는 규칙들

현대의 모바일 MMO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플레이어에게 여러 가지 버프, 디버프가 항상 걸려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버프는 주로 플레이어와 파티원들에게 이로운 것, 디버프는 해로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바쁜 전투 상황 속에 쉴 새 없이 적용되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어떤 것들은 그냥 지나가도 딱히 게임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어떤 것들은 디버프 메시지를 놓치면 플레이어캐릭터가 죽거나 아이템을 잃거나 피할 수도 있었던 불리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버프와 디버프로 구분되는 플레이어캐릭터에 적용된 여러 효과 표시는 플레이어캐릭터의 남은 체력 정보만큼이나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래서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체력 정보 근처에 효과 정보도 함께 표시합니다. 그런데 체력 정보는 최대 체력과 현재 체력으로 이루어진 막대그래프 하나로 나타낼 수 있는 반면에 효과는 그 중요성에 비해 정보 자체가 상당히 복잡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체력은 하나 뿐이지만 효과는 게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수 백 개는 될 겁니다. 이제 이 많은 버프와 디버프를 표시할 때 생각할만한 주제들을 늘어놓아 보겠습니다.

아이콘이 너무나 작습니다. 사실 현대 모바일 기계들은 해상도가 무시무시해서 아무리 작은 아이콘이라도 잘 들여다보면 아이콘의 디테일들이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버프, 디버프 아이콘들은 대체로 비슷비슷하게 생긴데다가 이런 아이콘들 여럿이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으면 빠르게 인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콘 대신 효과 이름을 써 줄 수도 없습니다. 아이콘도 작은데 텍스트는 더 작아 도저히 볼 수 없을 겁니다. 게다가 아이콘은 이 인터페이스에 나타날 것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져 여러 색상을 기준 없이 사용했고 이게 버프인지 디버프인지 아이콘을 보고는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콘의 역할은 거의 이 효과가 다른 효과와 구분된다는 사실만을 전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모든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방법은 사실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최선은 그나마 버프와 디버프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콘에 얇은 테두리를 둘러 버프와 디버프를 구분합니다. 버프에는 녹색 테두리, 디버프에는 적색 테두리를 두릅니다. 이제 아이콘은 전보다 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 내게 적용 중인 효과들의 경향을 파악할 수는 있게 됐습니다.

공간이 좁을 겁니다.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면서 고통스러운 점 중 하나입니다. 그렇잖아도 화면이 좁은데 그 안에 터치 조작계도 넣어야 하고 PC에서 넓은 화면에 가득 채워 보여주던 정보들도 잘 정리해서 욱여 넣어야 합니다. 이런 정보를 생각 없이 욱여 넣다 보면 스페이스 셔틀 콕핏 정도는 우스울 지경입니다. 이 난리 속에 플레이어에게 적용될 효과를 표시하려고 보니 체력 막대그래프 근처 어딘가에 정말 한계 크기에 가까운 아이콘들을 다닥다닥 표시하게 될 겁니다. 공간이 좁습니다. 때문에 가장 먼저 결정할 것은 이 좁은 공간에 효과를 몇 개 까지 보여줄지 결정하는 겁니다. 보통 이 질문을 바로 받으면 답할 수가 없습니다. 대강 공간이 허락하는 만큼 넣을 수 있는데 그럼 같은 공간에 효과 다섯 개를 한 번에 표시할 건지 아니면 아이콘 크기를 줄여 여덟 개를 한 번에 표시할 건지 등을 정해야 합니다. 질문을 받고 바로 정할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