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아무데나 가리킬 수 있는 URI에 대한 요구사항
노션과 컨플루언스를 번갈아 쓰며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노션에는 문서 아무데나 가리킬 수 있는 URI 체계가 있지만 컨플루언스에는 없다는 점입니다. 노션은 페이지 하위의 블릿포인트나 문단이나 임베드 각각이 모두 블록이라는 단위로 구분됩니다. 페이지 주소 하위에서도 블록 각각에 대한 주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페이지에서 특정 페이지를 인용할 때 페이지 자체를 인용하는 대신 페이지 하위의 블록 주소를 인용해 링크를 클릭할 때 정확한 위치로 보낼 수 있습니다. 반면 컨플루언스는 페이지 하위에서는 헤더에만 주소만 인용할 수 있습니다.
헤더 이외의 위치에 주소를 만들려면 앵커를 수동으로 삽입해야 하는데 문서를 작성할 때는 미래에 문서의 어느 부분이 인용될지 예상할 수 없으므로 보통 앵커를 미리 넣지 않습니다. 미래에 문서의 정확한 부분을 인용할 시점에 피인용 문서에도 앵커를 삽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런 이유로 피인용 문서를 수정하는 것은 올바른 동작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은 이동작은 그냥 전통적인 수준에 불과하므로 빡 칠 것 까지는 아니었는데 이 동작을 빡치게 느낀 순간은 나중에 추가된 코멘트 때문이었습니다. 오래 전 어느 날 컨플루언스에도 문서의 아무 부분에나 코멘트를 달 수 있게 됐습니다. 워드나 구글문서도구나 노션 등 아무 문서 도구에 있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보면 문서 아무 곳에나 자유롭게 영역을 지정하고 코멘트를 달 수 있습니다. 코멘트를 가리키는 주소를 살펴보면 내부에는 이미 노션처럼 일종의 블록을 가리키는 주소 체계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주소를 링크하는데 직접 사용하도록 지원하지 않아 빡쳤습니다.
전통적인 위키라면 이런 기능을 요구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일단 노션이 출시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났고 비슷한 기업용 대규모 위키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 비슷한 수준의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컨플루언스는 이런 자잘한 기능보다는 컴플라이언스에 집중하는 것 같은 분위기라 불만이 많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는 기업용 제품이기에 컴플라이언스를 만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 나머지 기능이 이렇게 까지 낙후되도록 내버려 둘 일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