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혹은 개인의 욕망
어느새 금요일입니다. 이번 한 주는 다들 덥다고 이야기했지만 다행히 실내에서 일하는 직업이어서 더위로 크게 고생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녁때 건물 중앙 제어로 에어컨이 꺼질 때, 그리고 퇴근하며 밖에 나갈 때 느끼는 미적지근한 공기로 미루어 이 바깥이 한낮에 얼마나 무시무시하게 더웠을지 상상해보고 이럴 때 실내에서 일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이 더위에 이번 한 주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한편 오늘은 회사 정책에 따라 점심시간을 한 시간 더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중에는 커버스토리에 다른 주제 중 하나를 쓰려고 고민했고 또 어제 저녁에는 아직도 글을 안 써서 어쩌나 걱정했지만 결국 금요일이 밝았고 한 시간 늘어난 점심 시간 안에 생각을 정리해 커버스토리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팀 슬랙에 공유된 '미임파' 톰 크루즈 "오토바이 절벽 추락신, 사망 대비해 첫날 촬영"이라는 기사를 읽고 스스로 액터이자 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이자 스턴트 코디네이터이기도 한 이 사람의 서로 다른 역할의 관점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여러 감정이 들어서 갑작스레 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기사는 기사라기보다는 영화사에서 제공한 보도자료에 가까워 보이는데 프로듀서이자 액터이자 스턴트맨이며 주연인 탐 크루즈가 프랜차이즈 전체와 이 영화 전체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자기 자신이 직접 촬영해야 하는 스턴트 장면에서 자신이 죽거나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영화 나머지 부분을 계속해서 촬영할지, 아니면 영화를 크게 고쳐야 할 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가장 위험한 장면을 맨 처음에 촬영하기로 결정하고 실제로 그랬다는 이야기입니다.
탐크루즈 개인은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스스로 여러 가지 스턴트를 즐기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고 영화 촬영 역시 그런 행동의 연장일 것 같습니다. 헤일로 점프를 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연습과 훈련 삼아 헤일로 점프를 끝도 없이 반복 한다거나 이륙하는 수송기에 매달리는 장면을 세 자릿수만큼 재 촬영 했다거나 세계적으로 높은 건물 외벽에 직접 매달려 있는 장면들은 이 영화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욕망을 충족하면서 동시에 프랜차이즈의 이미지를 만들어 미래의 흥행에 영향을 주는 고도의 계산된 행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취미와 욕망을 충족하고 있다고 해서 그 행동들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공개된 인터뷰에서도 항상 자신이 하는 이런 행동들의 위험성을 알고 있고 그 행동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감안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
이번에 영화사를 통해 공개된 미션임파서블 프랜차이즈 최신작 촬영 비하인드는 탐크루즈의 프로듀서이자 액터이자 프랜차이즈 전체의 가장 큰 자산인 본인 스스로의 위치와 역할로 인해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과 미션 크리티컬한 행동을 프로젝트 전체의 맨 처음에 실행해서 프로젝트 전체를 보호했음을 알렸습니다. 건조하게 프로젝트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가장 큰 의사결정을 미루지 않고 프로젝트 극 초반에 실행해 이 결과에 따라 프로젝트 진행 여부, 프로젝트 진행 방향을 결정하는데 부담을 주지 않은 점은 단순히 액터이자 스턴트 매니아 이상의 프로듀서이자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관계자로써의 면모를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지금까지 알려진 탐크루즈 본인의 개인적 욕망을 코비드 기간을 포함한 적어도 영화 두 편에 걸친 기나긴 촬영 과정 중 가장 위험하고 신나는 행동을 가장 처음에 실행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지금까지 알려진 탐크루즈 본인의 개인적 욕망을 기나긴 촬영 과정 전체의 가장 처음에 실행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을 것도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영화 프랜차이즈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업계 유력 인사이자 프로듀서 입장으로써 의사결정과 스턴트 코디네이터이자 스턴트 매니아인 개인으로써의 의사결정 측면으로 기사의 에피소드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현대의 미션임파서블 프랜차이즈는 CGI로 더 위험해 보이는 장면을 훨씬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오래된 촬영 방식 대로 이런 장면을 안전을 고려한 최소한의 CGI를 사용하며 촬영해 이 사실을 관객들에게 각인 시킨 다음 영화를 보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프랜차이즈의 환상적인 전투 장면은 분명 대단하기는 하지만 우리들은 이미 그 장면들이 수많은 회사가 동시 작업해야 할 만큼 엄청난 분량의 CGI를 사용하고 있고 액터들은 그래픽 작업에 필요한 소스 에셋을 제공하기 위해 크로마키 앞에서 연기하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장면들은 분명 대단하기는 하지만 뭐랄까 짧은 장면 하나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감정은 훨씬 약하며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서사의 종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감정을 주는데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반면 미션임파서블 프랜차이즈는 본격적으로 CGI의 도움을 받은 영화처럼 환상적이지는 않지만 전통적인 카메라워크를 통해 그 안에 보이는 장면들은 물론 액터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사건을 촬영한 결과이며 그들의 몸짓과 표정은 실제로 그 사건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지은 것임을 관객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물 속에서 곧 숨 넘어갈 것 같은 표정은 정말 물 속에서 숨 넘어가기 직전의 표정이고 전투기 안에서 높은 중력가속도를 받아 일그러진 얼굴은 정말 그 상황에서 일그러진 얼굴입니다. 그래서 긴 사서의 종결을 통한 감정의 전달은 상대적으로 덜할 지 몰라도 장면 하나하나로부터 즉시 받을 수 있는 감정적 변화는 훨씬 강렬합니다. 또한 관객이 이런 촬영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액터에게 순간적으로 더 강하게 이입할 수 있습니다.
액션 영화에 이런 장치가 자주 등장하는데 비교해볼 만한 사례에는 클래식 다이하드 시리즈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액터가 스턴트 대부분을 소화했다고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오래된 영화이니만큼 장면 하나하나가 담백하고 또 주인공 개인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과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관객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해 관객이 주인공에게 더 잘 이입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긴 공백 이후 개봉된 모던 다이하드 시리즈라고 볼 수 있는 4, 5편은 클래싣 다이하드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액션의 비현실성과 시나리오가 주인공들을 충분히 어려움과 고통으로 몰아넣지 않는 특징 때문에 여기저기 폭발하고 여러 사람이 죽어 나가기는 하지만 관객이 주인공에 별로 이입할 수 없었고 이전 시리즈에 비해 평가 역시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미션임파서블 프랜차이즈는 영화 내적으로 여전히 주요 인물들을 지독한 위기 상황에 몰아넣을 뿐 아니라 영화 외적으로 계속해서 이 장면들이 지구상 어딘가에서 실제로 벌어진 적 있는 사건을 촬영한 것임을 잠재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현대의 관객은 영화에 이전만큼 집중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화면에 나타나는 액터들의 몸짓, 표정 등에 현실감을 부여해 관객들이 이들에 이입하도록 만들기 위해 액터들을 실제 물 속에서 연기하게 만든 아바타, 스턴트 대부분을 직접 소화했다고 알려진 존윅, 액터들을 실제 전투기 뒷자리에 태우고 촬영한 탑건 같은 영화는 앞에서 잠깐 예를 든 액터들이 크로마키 앞에서 CGI 작업을 위한 소스 에셋을 만들기 위해 한 연기와 구분되어 관객들을 집중 시키고 또 등장인물에 이입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미션임파서블 프랜차이즈는 이런 특징을 극대화하고 또 이런 특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화를 만들고 있기에 이 프랜차이즈의 프로듀서이자 가장 중요한 자산인 탐크루즈 본인이 스턴트를 감당해야만 하는 가장 위험한 장면은 촬영에 ���공한다면 분명 관객들에게 저 하늘에 작게 보이는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탐크루즈 본인이라는 사실을 감히 의심하지 않게 만들어 영화 전체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만약 이 촬영에서 문제가 생기면 영화 프로젝트 전체를 취소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커다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이 장면이 탐크루즈 본인에 의해 촬영되어야 하는데 이 의사결정이 늦어질수록 그때까지의 촬영분 전체를 날리거나 아주 많은 재촬영을 해야 할 수도 있었습니다.
프로듀서 관점에서 제작비 소모를 고려하면 가장 위험하고 또 가장 큰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이 행동을 가장 처음에 수행해야만 했을 겁니다. 그 의사결정에 필요한 행동이 프랜차이즈 전체의 가장 큰 자산인 자기 자신의 생명을 걸고 하는 행동이라는 점은 탐크루즈가 단순히 스턴트 매니아이자 유명한 액터이자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자산일 뿐 아니라 프로듀서로써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코비드 시즌에 이탈리아에서 촬영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스탭에게 단단히 화를 내는 목소리가 녹음되어 유출된 적이 있었는데 물론 탐크루즈 본인은 정말 화가 단단히 나서 쌍욕을 퍼붓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이 촬영장에도 바이러스가 퍼져 촬영이 중단될 때 이 업계 종사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며 다그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녹음을 들으며 유명인이 크게 화를 낸다는 점에 실망하기는커녕 이 사람의 시야는 영화 업계 전체에 있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업계에 남아 일하는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느끼며 오히려 큰 호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 결정은 대단하지만 과연 이 결정이 프로젝트 전체를 위한 결정이기만 했을지는 아주 조금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프로듀서 본인이 대단한 스턴트 매니아로 알려져 있고 이전에는 이미 촬영이 끝난 고층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등 스스로 그런 통제된 상황 안에서 스릴을 즐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영화 전체에서 어쩌면 가장 위험하기 때문에 가장 큰 스릴을 기대할 수 있는 장면을 이를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해 비용 최적화된 시점에 촬영할 경우 이 때까지 스턴드를 기다려야만 합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코비드 시즌을 촬영 기간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촬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해 확실하지 않은 기간 동안 스턴트를 기다리느니 맨 처음에 이 스턴트를 실행해 최고의 스릴을 먼저 즐기고 나서 나머지 촬영을 진행하면 이 경험을 위해 비용 최적화된 시점이면서도 동시에 시점을 확실하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 의사결정은 프랜차이즈 전체에 걸쳐 가장 큰 자산인 액터와 프로젝트 전체의 프로듀서인 자기 자신을 걸고 프로젝트 전체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맨 처음에 ��행해 프로젝트 전체에 소요될 비용 예측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 것은 확실합니다. 이렇게 사람 목숨이 걸릴 만큼 위험하지는 않고 또 그렇게까지 아주 많은 사람들을 한 프로젝트에 기반해 먹여 살리지는 않는 우리들의 프로젝트에서는 종종 미래의 비용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의사결정이라도 차일피일 미루며 비용을 증가 시키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는데 그런 상황과 비교해 보면 머릿속에 각인할 만한 의사결정 사례로 삼을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