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ak.ist 사용기
몇 달 전에 cloak.ist라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커스텀 도메인을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에 커스톰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내 도메인의 네임 서버를 이 서비스 주소로 돌려 놓고 브라우저에 도메인을 입력하면 이 서비스가 중간에서 웹사이트를 받아와 대신 뿌려주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것 같습니다.
컨플루언스 지라에는 CLOUD-6999라는 유명한 태스크가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뻔한 요구사항인데 지난 2011년에 처음 만들어진 다음 10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아틀라시안 지라 전체에서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태스크가 되었습니다. 아틀라시안 지라에서는 요구사항이 오랫동안 투표를 받지 못하면 그냥 닫혀버리는데 이 태스크는 11년에 걸쳐 계속해서 투표를 받은 나머지 닫히지도 않고 구현되지도 않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 태스크는 신규 서버 버전 판매가 중단되면서 이전보다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커스텀 도메인이 비즈니스에 중요하면 서버 버전을 사용하라고 안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하려면 고가의 데이터센터 버전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사용자 수가 적은 컨플루언스 사이트는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방법이 없습니다.
컨플루언스 클라우드가 커스텀 도메인을 지원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가장 큰 문제는 구글에 검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구글 서치 콘솔에 웹사이트 소유 여부를 인증할 수 없기 때문에 인덱싱을 요청할 방법이 없습니다. 운 좋게 다른 웹사이트에 연결되어 인덱싱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구글은 영원히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사이트를 인덱싱 하지 않습니다. 구글 서치 콘솔은 약속한 위치에 파일을 올리거나 도메인에 약속한 레코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인증을 요구하는데 컨플루언스 클라우드 환경은 모든 인증 방식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웹사이트 주소가 내 도메인이 아니라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검색이 안 되는 건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전에 cloak.ist: 컨플루언스 위키에 커스텀 도메인 사용을 작성할 때 까지만 해도 굳이 이 서비스를 사용해야 할 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트라이얼 기간 동안 테스트하면서 구글 서치 콘솔에 인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비스는 대체로 잘 동작합니다. 작동 방식은 처음에 설명한 대로인데 그래서 공개된 스페이스에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스페이스에 커스텀 도메인으로 접근하려고 하면 404 페이지를 띄웁니다. 로그인을 요구하면서 도메인이 바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서비스는 변경된 도메인을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변경된 도메인을 따라가 페이지를 긁어 커스텀 도메인에 표시하면 주소의 일관성이 깨지기 때문에 이런 제약을 만들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또 이 서비스가 중간에서 로그인 페이지를 서빙하면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당연히 커스텀 도메인 하위에서는 페이지를 편집하는 아무 기능도 동작하지 않습니다. 리액션을 추가할 수도 없고 답글을 달 수도 없으며 태그를 달거나 페이지 생성 링크를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이 동작들은 아틀라시안 도메인 하위의 같은 주소로 접근해야만 합니다. 당연하지만 불편합니다.
모든 매크로가 커스텀 도메인에서 잘 동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페이지리스트 매크로는 데스크탑 환경에서는 정상 동작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데스크탑 페이지를 로딩하다가 모바일 페이지로 리다이렉트 되는 상황에서는 동작하지 않습니다. 아이프레임 매크로는 처음 한 번만 정상 동작하고 새로고침하거나 다른 페이지에 갔다 온 시점부터 나타나지 않습니다. 매크로마다 커스텀 도메인을 통해 동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고 모바일 환경과 커스텀 도메인이 합쳐진 상황에서 서로 다른 오동작을 일으켰습니다.
루트 도메인은 반드시 ‘www’로 시작해야 합니다. ‘www’를 뗀 주소로 접근하면 클라우드프론트 인증서를 내놓으며 인증이 깨집니다. 서브도메인을 사용하면 이 상황을 회피할 수 있어 보이지만 주소를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아틀라시안이 커스텀 도메인을 지원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입니다. 하지만 11년째 - 11개월아 아님 - 개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 화나는 지점은 몇 년 전부터 이 태스크 오너로 추정되는 각기 다른 아틀라시안 직원들이 이 태스크의 진행 상황을 답글로 남기고 있다는 점인데 횡설수설하는 화려한 문장 뒤에 결국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기억하는 것만 네 번째 로드맵에 들어갔다가 다음 해 로드맵으로 밀려나기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이 서비스는 일종의 필요악입니다. 생각할수록 빡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