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토돈에서 아무말을 계속할 수 있을까

마스토돈을 시작하고 또 아예 서버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한 이유는 트위터에서 아무 말을 하며 그럭저럭 평화롭게 살던 삶에 일론님이 찾아와 변화를 겪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냥 누구인지 잘 모르는 분들과 적당히 느슨하게 연결되어 아무 말을 주고 받거나 아니면 그냥 주기만 하면서 여러 가지 욕구를 충족하는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그 사이에 광고를 좀 보거나 유료 옵션이 생기면 이 느슨하고 안정적인 아무말 수단이 사라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 돈을 낼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딱히 우리들로부터 직접 돈을 받지는 않았고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트위터가 공개 회사에서 일론님의 사유물이 되면서 아무래도 일론님 처럼 말하는 사람들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될 거라고 예상하기는 했습니다. 가령 계정을 정지당한 미국 전 대통령이 돌아올 수도 있을 거라고 예상했고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일단 나와 언어가 직접 통하지도 않고 직접 팔로우 하고 있지도 않으니 당장 내 아무말 생활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서비스의 기술적인 근간을 이루는 사람들과 그나마 트위터가 서로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말로 완전히 도배 되지 않도록 관리하던 사람들을 완전히 지워 버릴 것을 예상하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자동차 회사 경영인이 자동차 개발자들을 한방에 날려 버릴 것을 예상하지 않은 것 처럼요.

하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서비스가 물리적으로 불안해졌고 그 외에는 아직 까지 뭔가가 직접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으며 아무 말을 하게 만드는 환경 자체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리라는 예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늦기 전에 원활하게 아무 말을 계속할 수 있는 기술적인 환경과 그 환경을 둘러 싼 사람들과의 느슨한 관계를 별도로 만들어 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스토돈을 시작하고, 또 서버를 운영하기 시작한 다음 시간이 지나면서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어디서 나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말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를 찾기 힘든 이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됩니다.

마스토돈 환경은 분명 일론님의 방해에 영향 받지 않고 계속해서 아무 말을 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몇 년 전부터 마스토돈 커뮤니티를 바닥부터 만들어 낸 운영자 분들의 엄청난 노력 덕분에 이제 트위터를 덮은 혐오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커뮤니티의 수고를 거의 공짜로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깊어지자 마스토돈에 참여한 지 얼마 안 된 사람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만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현상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트위터에서도 무서운 사람들의 깽판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블록하고 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을 팔로잉 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원하지 않는 정책을 피하기 위한 적당한 조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스토돈 커뮤니티를 아주 조금 겪으며 느낀 기묘한 특징과 특징을 피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을 함께 설명하려고 합니다.

먼저 주제에 제한이 있는 서버가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도 특정 주제를 언급하는 사람들에게 예상되는 독특한 자세 덕분에 프로필에 특정 단어나 해시태그를 언급한 사람들이 하는 말을 처음부터 왜곡해 읽거나 어처구니 없이 느껴지는 말을 하면 아예 블록하기도 했습니다. 마스토돈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서버 단위로 어떤 주제에 대한 언급을 금지하는데 이 규칙을 위반할 때 계정 단위로 경고를 받기도 하지만 종종 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다른 서버를 서버 단위로 차단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서버 하나 단위로 특정 주제를 금지할 수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마스토돈은 자유 주제 서버가 아닌 이상 서버 운영 주체가 생각하는 어떤 이상적인 커뮤니티의 형태가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주제를 제한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또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서버를 이용하면 되니 마찰이 일어날 이유가 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규칙을 따르지 않는 다른 서버를 서버 단위로 차단하는 것은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 인터넷 세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뭔가를 아예 안 보는 것은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뉴스에 나오는 꼴 보기 싫은 사람을 보고 싶지 않아 뉴스를 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대신해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안 보기 위해 내게 뉴스를 볼 권한을 임의로 없앤다면 이건 생각해볼 만한 문제입니다. 서버를 사용하는 개개인은 서버의 규칙에 동의해 서버를 사용하겠지만 그 개개인의 의견에 반해 서버 사용자들이 봐도 되는 것과 보면 안 되는 것을 운영자 임의로 설정하는 행동이 올바른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특정 도메인을 사용하면 서버 단위로 차단하기도 합니다. 도메인 중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도메인을 이용해 스팸을 보내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메인을 구입해 유지하는 데는 연 단위로 적어도 몇 십 달러는 들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 하고 싶은 입장에서 무시할 수 있는 부담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서버를 운영하려는 요구사항을 조금만 파고 들면 도메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럴 때 무료 도메인은 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한때 .com, .net, .org 같은 최상위 도메인을 보유하지 않으면 서비스의 신뢰성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현대에는 다양한 국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