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게임회사의 NFT 포트폴리오 구축
현대의 NFT를 게임에 적용한 사례는 대부분 P2E입니다. 이는 분명히 매력적인 개념입니다만 이 분야의 선두주자들이 직접 새로운 게임에 이를 접목하는 사례를 제외하면 기성 개발사들이 이 개념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개념을 받아들이기 위한 게임을 별도로 개발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사용하게 될 겁니다. 여기에는 특히 기존 고객들에게 P2E를 어떻게 납득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깔려있습니다. 지금은 굳이 고객들에게 다시 설명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지만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고객들에게 P2W 개념을 납득시키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고객들에게 여태까지의 플레이는 게임 내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내 플레이가 게임 밖에 자원을 적립하는 행동임을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존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한 회사들이 쉽게 이 개념에 접근하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P2W 개념이 업계와 고객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지는데 시간이 걸린 것처럼 P2E 개념 역시 업계에 널리 퍼지는데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하지만 결국은 기존 게임 포트폴리오에도 동일하게 이 개념이 적용될텐데 처음부터 NFT를 P2E 개념으로 적용하는 대신 회사가 인게임에서 일어난 사건, 인물, 사물에 대한 최고의 명예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기존 게임 포트폴리오에 NFT를 연착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NFT는 게임에 P2E 개념으로 자리잡겠지만 업계 스스로와 고객들을 납득시키는 중간과정으로 게임 내 업적에 대한 명예 개념을 NFT화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1초안에 짧게 설명하면 이는 ‘희소성있는 인게임 업적’입니다. 기존 인게임 업적은 모든 플레이어들이 동등한 노력을 들여 달성할 수 있는 목표였습니다. 각각의 게임 안에서만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게임 서비스 플랫폼에 따라 인게임 업적을 플랫폼에 연동해 플랫폼 상에서도 조회할 수 있게 해 놓은 사례가 있지만 인게임 업적과 성질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종종 각각의 인게임 업적들에 포인트를 매겨 이 합계를 게임 서비스 플랫폼 상의 개인 프로필을 통해 확인해 이를 일종의 명예로 치환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각각의 게임에서 겪은 수많은 사건들을 단지 숫자 하나로 뭉게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기존 게임 포트폴리오에 P2E 개념을 적용하기 전 중간과정으로 게임 내 사건, 인물, 사물을 희소성있는 업적화시켜 게임 외부에서도 이를 조회할 수 있게 만들고 이 과정 자체를 게임 내에 회사가 부여할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써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전처럼 게임 내에서 일어난 의미있는 일들이 기껏해야 게시판의 스크린샷과 텍스트, 스트리머의 영상, 플레이어들의 구전을 통해서만 전달되다가 사라지는 상황을 벗어나 의미있는 일들은 희소성 있는 업적으로 포장되어 게임 바깥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일부로 등록되어 게임 밖에서도 재현 가능해져야 합니다. 이 사건을 구성하는 인물과 사물을 소유한 실제 고객들은 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의 노드에 대한 소유권을 획득할 수 있고 그때부터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서도 자신이 이 사건을 구성하는 인물과 사물을 소유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와 고객 양쪽 모두 기존 게임 포트폴리오가 NFT 네트워크의 일부가 되는데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게임의 의미가 이전의 P2W와 더불어 P2E로 확정해나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