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뮤직
한동안 유튜브뮤직을 주력 음악서비스로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애플뮤직을 사용했는데 제 기준에서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어른들의 사정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어떤 최신 음반은 영원히 검색되지 않거나 어떤 엘범의 어떤 트랙만 사라진 엘범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음악을 곡 단위로 듣지 않고 웬만하면 음반 단위로 듣는데다가 제가 듣는 음악 중 일부는 음반 전체를 차례대로 들어야 하는 음악이었습니다. 이런 음반의 중간에 곡이 하나 둘 빠져 있으면 짜증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때 유튜브를 검색하면 항상 애플뮤직에 없는 음반이나 트랙을 검색할 수 있었고 심지어 유튜브가 애플뮤직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유튜브 서브스크립션을 시작했고 몇 년 째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유튜브뮤직은 유튜브 유료 서비스에 제공되는 앱 이름입니다. 정확한 서비스 명칭은 유튜브 프리미엄인데 이 서비스의 핵심은 유튜브를 광고 없이 재생하는 겁니다. 워낙 오래 이 서비스를 사용하다 보니 가끔 다른 사람들이 유튜브를 사용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광고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아 맞다. 유튜브에 광고가 있었지.' 하고요. 유튜브뮤직은 이 광고 없는 유튜브 서비스에서 음악 영상을 영상 없이 음악만 스트리밍해 들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앱입니다. 엄밀히 말해 전문 음악 서비스가 아닙니다. 그래서 가격이 싼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에 월 8900원씩 내고 있고 이 금액은 애플뮤직에 비해 훨씬 쌉니다.
전문 음악서비스가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회사가 음악서비스로써 유튜브뮤직을 잘 관리할 의지가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튜브뮤직은 음악서비스로써 상당히 짜증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나열해보겠습니다.
유튜브뮤직은 회사가 관리하는 음원을 재생하는 게 아니라 유튜브 사용자들이 올린 영상을 찾아서 틀어줍니다. 그래서 아티스트 이름에 음악을 올린 사람 계정이 나옵니다. 어처구니없지만 그렇습니다. 나는 음악을 재생하며 이 음악의 아티스트를 알고싶은데 아티스트가 표시되어야 할 것 같은 공간에는 내가 전혀 알고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는 음악을 올린 사람 계정 이름이 나오는 겁니다. 이런 문제를 음악을 올리는 각각의 사람들이 알고는 있는지 음악 제목에 제목과 아티스트 이름을 길게 적어놓는데 덕분에 이름이 항상 좌우로 스크롤돼서 한번에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유튜브 사용자들이 올린 음원을 재생하므로 음반에 따라 트랙 순서가 틀렸거나 나눠진 트랙 전체를 한 덩어리로 올리거나 트랙을 멋대로 나눠 놓아 듣다가 당황하게 만듭니다. 제가 듣는 음반 중 일부는 순서에 따라 들어야 하는데 순서가 안 맞으면 그냥 어처구니없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맥이 뚝 끊겨 기분을 완전히 잡칩니다. 항상 트랙 순서를 틀리는 자들을 발견하는 족족 차단하지만 내가 왜 이 짓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가 한심스러워질 때가 많습니다.
유튜브뮤직 최악의 빌런은 트랙 앞에 자신의 인트로를 집어넣는 자들입니다. 음악을 듣는데 갑자기 엉뚱한 음악이 나오길래 뭔가 하고 보면 인트로입니다. 음악 앞에 자기 인트로를 그것도 모든 트랙마다 하나씩 넣어놨습니다. 이제 위에서 왜 사용자들이 여러 트랙을 영상 하나에 길게 연결해 놓은 모양을 선호하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미친 빌런들은 트랙 하나하나마다 망할 인트로를 넣어놓기 때문에 차라리 한 덩어리짜리 음반에는 인트로를 넣을 기회가 한 번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런 자들은 트랙 끝에 아웃트로를 넣어 분노를 더 치솟게 만들기도 합니다.
유튜브뮤직은 가격이 싸고 애플뮤직에 없는 음원도 찾을 수 있지만 위에 나열한 점들은 지독한 짜증을 일으킵니다. 여전히 싸니까 참고 쓰긴 합니다만 벌이가 나아지만 꼭 다른 서비스로 옮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