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동 연출
리니지W를 플레이하며 말하는 섬에서 글루딘으로 이동하는 연출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MMO 게임의 튜토리얼 마을에서 본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할 첫번째 마을로 이동하는 비슷한 연출은 다른 게임에도 있었습니다. 다른 여러 게임 사례와 비교해 이 연출은 오히려 소박하다고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연출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시작 마을이 섬이라는 점을 감안해 섬에서 다음 마을로 배를 타고 이동한다는 맥락을 잘 표현했습니다. 튜토리얼 마을에서 본격적인 첫 마을 사이를 걸어서, 말을 타고, 또 순간이동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어차피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지겹도록 사용하게 될 겁니다. 이 방법들을 피할 수 있다면 처음에는 이를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둘째. 이동 과정을 월드맵에 투영해 튜토리얼 마을과 첫번째 마을 사이의 지리적 맥락을 설명해 줍니다. 월드 전체가 심리스로 연결되어 있고 마을 사이의 이동 경험이 연속적이라면 가장 좋겠지만 현대에는 월드가 넓고 플레이어들의 시간은 부족합니다. 그래서 마을 사이의 실제 연결을 연속적으로 체험하게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속적인 연결 경험을 끊고 순간이동하거나 로딩을 거치게 만들면 지리적 맥락이 끊깁니다. 첫번째 마을은 그냥 새로운 스테이지일 뿐 연결된 세계라는 느낌을 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역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을 실제 이동 연출로 시작해 월드맵에 투영해 지역 사이의 맥락을 유지한 다음 다시 실제 이동 연출로 끝내는 이 방법은 이동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지리적 맥락을 유지합니다.
마지막으로 시간 효율적일 뿐 아니라 제작비용 효율적입니다. 만약 배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 전체를 컷씬으로 만든다면 비용은 훨씬 높습니다. 물론 이동 경험 전체가 연속적인 경험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앞으로 큰 퀘스트가 끝날 시점마다 비슷한 연출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때마다 이 정도 비용을 들일 결정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출발하는 연출과 도착하는 연출이 있고 이 사이를 월드맵으로 이동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연출로 이들 사이를 연결하면 미래의 다른 이동에도 비슷한 비용이 더 낮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