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정수는 무슨 의미인가요?
디아블로 이모탈을 플레이 하다 보면 ‘괴물의 정수’라는 아이템이 나옵니다. 던전 안에서 잡는 몬스터에게는 안 나오지만 필드에서 잡는 몬스터로부터 드랍됩니다. 설명에 적힌 대로 괴물의 정수 109개를 모아 호라드림 제단에 제출하면 생물도감에 기록을 추가하고 보상으로 성장재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필드에서 잡는 몬스터는 죽을 때 이미 보상을 드랍하므로 더 이상 보상을 줄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굳이 ‘괴물의 정수’를 드랍하고 이를 모아 제출하는 메커닉을 왜 또 만들어 놓았는지 궁금해집니다.
‘괴물의 정수’는 필드 사냥을 소극적으로 부스트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디아블로 같은 게임은 근본적으로 던전을 돌아 더 많은 보상을 받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전통적인 디아블로는 싱글플레이 또는 소규모 멀티플레이를 지원했으므로 필드나 던전의 위상이 별로 다르지 않았고 던전의 위상을 올려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은 MMO에 가깝습니다. 이전처럼 던전을 돌게 만들면 필드가 너무 외로워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지역 이벤트는 왜 있나요?에서 설명한 필드는 던전만큼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는 이벤트 등 던전과는 다른 장치를 통해 던전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캐릭터들과 부대끼는 경험을 포함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을 필드로 유인하기 위해 이런 장치를 여럿 사용하는데 괴물의 정수 역시 그런 유인책 중 하나입니다.
생물도감은 재미를 위한 장치이고 밸런스와 보상 관점에서 핵심은 아닙니다. 생물도감의 핵심은 괴물의 정수 10개를 제출하고 얻는 보상인데 디아블로에서는 이 행동에 일회성 성장재료를 드랍하고 끝납니다. 이는 괴물의 정수가 필드 플레이 유인책이기는 하지만 위상이 그리 높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필드 플레이를 부추기면서도 이 행동에 아주 높은 위상을 부여한 사례에는 리니지 시리즈의 아이템 컬렉션이 있습니다. 게임의 모든 장소에서 사냥을 통해 얻은 재료를 사용해 제작한 아이템을 컬렉션을 통해 소모하면 영구적인 스탯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쪽은 디아블로의 일회성 보상에 비해 위상이 매우 높고 컬렉션을 채우기 위한 필드 사냥, 제작, 거래소 사용을 강하게 부스팅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비슷한 메커닉이지만 몬스터마다 서로 다른 정수를 드랍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생물도감이 한 번에 등록되는 형식이 아니라 생물도감의 각 몬스터 항목마다 레벨이 있어 같은 몬스터 도감의 레벨을 올릴 때마다 더 많은 정수를 요구하고 그에 따라 더 많은 보상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유는 몬스터에 따라 다른 정수를 드랍하므로 진행에 따라 캐릭터들이 도감 뒤쪽에 있는 몬스터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감 앞쪽 몬스터의 높은 레벨을 달성하기 위해 게임 초반 사냥터에서 죽도록 사냥하게 만들어 캐릭터들을 여러 필드에 걸쳐 분산하기 위해 몬스터마다 다른 정수를 드랍할 경우 생물도감의 각 몬스터 항목마다 레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