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릴 것 같은 경험
사실 이 경험 이야기를 하기 좀 망설여졌는데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을 플레이 하던 중에 리니지W를 새로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퀘스트로 자동전투가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답답하긴 한데 당장 뭘 할 수는 없는 느낌. 내 캐릭터는 마물에게 칼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대미지가 안 들어갑니다. 소리를 들으면 휭~ 휭~ 하고 칼을 휘두르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타격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칼을 두어 번 휘두른 다음에야 탕! 하고 타격음이 들리며 대미지가 들어갔지만 이미 저는 너무 강한 답답함을 느껴 이 장면을 지켜보며 게임을 계속해야 할 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부터는 정말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자신이 없지만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리니지의 타격 방식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는데 하나는 타격 전 단계에서 피격 당할 지 아니면 회피할 지를 결정하는 단계, 다른 하나는 일단 피격이 일어난 다음 대미지를 받을 지 말 지를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전자는 내가 높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하더라도 애초에 피격 되지 않으면 대미지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상황을 만들 수 있고 후자는 타격에 성공하더라도 상대의 방어력이 내 공격력보다 높다면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타격에 성공하는 것 자체와 대미지가 들어가는 상황이 맞물려 일단 대미지가 들어가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타격감과 쾌감이 높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이전의 답답한 단계를 견딘다면요.
그런데 저는 바로 이전에 디아블로를 하다가 온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이전에 디아블로를 플레이했다는 말은 방금 전까지 균열을 돌고 인벤토리를 정리한 다음 디아블로를 끄고 리니지W를 켰다는 의미입니다. 디아블로에서는 일단 휘둘러 타격이 일어나면 많든 적든 대미지가 들어갑니다. 지옥 높은 단계에서 ‘괴물이 강함’ 경고가 떠있더라도 일단 타격은 됩니다. 타격 후 나타나는 숫자가 볼품없고 그들은 나에게 큰 대미지를 주므로 얼마 못 버틸 뿐입니다. 소리를 듣고 있으면 서로 치고받는 동안 타격음이 들려옵니다. 이때는 아프다는 느낌을 받지만 답답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리니지W에서는 칼을 헛 휘두를 때마다 정말 깝깝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리니지를 더 플레이 하기 위해 이 갑갑함을 좀 더 견뎌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벌써 페이월이 눈앞에 다가온 것인지 잘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