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동획득 옵션에 전설템이 없나요?
디아블로 이모탈의 자동획득 옵션을 살펴보면 일반, 마법, 희귀 등급 체크가 있습니다. 골드와 퀘스트아이템은 설정 없이 자동획득합니다. 무기는 일반, 마법, 희귀 등급에 따라 자동획득 할 지 말 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초중반에는 뭐 하나라도 주워다 분해해야 무기 업그레이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이 자동획득 옵션이 중요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게임에 결제할수록 이런 필요는 아주 천천히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 옵션을 보면 일반, 마법, 희귀 등급은 있지만 전설 등급은 없습니다. 전설 등급은 반드시 내가 직접 클릭 또는 획득 버튼을 터치해야 합니다.
사실 이건 따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단순한데 이 게임에서 전설 장비를 획득하는 경험이 아주 쩔기 때문입니다. 디아블로의 아이템 드랍은 처음부터 훌륭했습니다. 보스가 쓰러질 때 사방으로 아이템을 분수처럼 뿌리며 화면을 아이템 이름들이 뒤덮는 광경은 그 아이템의 가치를 따져 보기 이전에 좋다 못해 황홀할 지경입니다. 어차피 인벤토리 전체를 통으로 대장장이에게 들고 가 한방에 비워버리는 한이 있어도 아이템을 사방으로 뿌리는 경험만큼은 최고입니다. 이 경험을 더 북돋워주는 것이 바로 전설 아이템 드랍입니다.
전설 아이템에는 별도의 시각효과인 빛기둥 뿐 아니라 전설 아이템이 떨어지는 소리도 별도로 들어가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가 쓰러질 때 전설 아이템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저 웅장한 주황색 빛기둥이 하늘 끝까지 서있는 모습을 보는 건 설사 전설을 먹자마자 정수 추출로 없애버린다고 할지라도 의미 있는 경험입니다. 이 순간을 자동획득으로 망쳐버리지 않기 위해 자동 획득 옵션에는 전설 아이템이 없습니다. 디아블로의 전설 아이템은 자동획득 따위로 인벤토리에 그렇게 쉽게 꽂힐 물건이 아니며 이 경험이야말로 디아블로를 플레이 하며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입니다. 이걸 스킵하게 해선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