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렛 이벤트
한동안 디아블로 이모탈을 플레이 하며 게임 시작할 때 경험이 경쾌해서 좋다고 생각하기만 하고 이유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업데이트 후 이벤트가 시작되면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이벤트 팝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디아블로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몇 주가 지났는데도 이런 이벤트를 아직까지 안 해 왔다는 사실에 오히려 고개를 기웃거리게 됩니다. 아니. 모바일 게임이 이벤트 부스팅 없이 서비스를 했다고? 아마 어른들의 사정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이런 이벤트는 매출과 리텐션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칼자루 주화 상인은 무슨 역할을 하나요?에서 설명한 대로 이미 인게임에도 고문서에 기반한 메타 플레이에 보상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기간에 따라 행동의 종류와 양, 이에 따른 보상량을 조절하기 조금 어렵습니다. 지금 이 문장을 타이핑하며 생각해보니 근미래의 이벤트 시스템은 인게임 업적과 더 잘 통합된 모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건 다음에 이야기 하기로 하겠습니다. 고문서만으로는 지표의 변화에 따라 행동을 유도하거나 보상을 집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기간을 포함한 이벤트를 운용합니다. 게임을 개발할 때 고문서로는 할 수 없는 수준의 보상도 이벤트를 통해서는 할 수 있습니다. 기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게임에 흔히 사용되는 이벤트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룰렛 이벤트라고 부릅니다. 이름에 맞춰 정말 둥글게 만들기도 하는데 둥근 룰렛이 돌아가는 모양을 각 게임 엔진에서 구현하기 위해 약간 귀찮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실제로 룰렛 판을 돌리는 대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연출만 재생하기도 하는데 대충 봐서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룰렛에는 여러 보상이 나열되어 있고 룰렛을 돌리는데 재화가 필요합니다. 이 사례에서는 ‘굶주린 달’이라는 재화를 요구하는데 이 재화의 핵심은 이벤트에만 사용되는 별도 재화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벤트 재화는 이벤트에서만 사용하며 회사마다 집행 정책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같은 이벤트에서만 통용됩니다. 때문에 굶주린 달 재화는 굶주린 달 이벤트가 끝날 때 까지 전부 소진해야 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남은 이벤트 재화를 소진하는 별도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재화를 내고 룰렛을 돌려 보상을 얻는데 룰렛 상에 표시된 보상은 한 번 얻으면 다시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룰렛 상에 원하는 아이템이 있고 이를 초반에 얻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이벤트에 참여함에 따라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집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처음에 얻었더라도 룰렛 상의 모든 보상을 얻고 난 다음에는 ‘달의 은총’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어 룰렛 이벤트에 계속해서 참여할 동기가 됩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룰렛의 각 칸마다 서로 다른 확률을 지정하고 이 확률을 공유하거나 같은 보상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정책의 차이는 이벤트를 통해 의도한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벤트의 핵심은 고문서와 비슷한 시스템을 기간 한정으로 집행하며 별도 재화를 사용한 메타 플레이에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미 게임을 이해한 플레이어들은 이 이벤트가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을 기반으로 이 이벤트의 시간 대비 비용 효율을 계산해낼 수도 있는데 운용 주체는 이미 계산을 마쳐 이 이벤트가 얼마 짜리 이벤트인지 알고 있는 상태로 이벤트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