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에 대한 일일보상 지급
일일보상. 리텐션 유지가 목숨보다 더 중요한 모바일 게임 세계에서 리텐션 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양인들이 말하는 영상에서 이런 리텐션 유지장치들이 중독성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습관을 만드는 장치들이 곳곳에 도사리는 현대 인터넷에서 유난히 게임에 가혹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 그건 그들의 평가고 우리는 리텐션을 올려야 프로젝트가 접히고 모든 사람이 새 직장을 구하거나 대기발령 부서로 옮겨져 토이 프로젝트 할 사람을 모집할 비참한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으니 디아블로 이모탈의 일일보상을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이 일일보상은 게임에 접속한다고 바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허들이 높은 것도 아닌데, 그냥 아무데나 가서 아무 몹 한 마리만 처치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낮은 허들은 꽤 똑똑하게 플레이어의 행동을 유발합니다.
이 장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가성비에 민감한 편입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 내에서 가성비 높은 행동이 있다면 그쪽을 선택하며 이 선택 행동에 의해 재미를 느낍니다. 플레이어는 이 일일보상이 생각보다 쏠쏠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에 재접속 했습니다. 그런데 일일보상을 받으려면 몬스터 한 마리를 처치해야 합니다. 몬스터 한 마리를 처치하려면 마을 밖으로 걸어 나가야 하는데 게임을 좀 진행한 플레이어 대부분은 서부원정지에 있을 겁니다. 이곳은 꽤 큰 도시여서 몬스터를 만나려고 마을 밖으로 걸어나가기에는 좀 멉니다. 어느 쪽으로 걸어가든 1분은 걸릴 겁니다.
하지만 현상금사냥 퀘스트를 받아 순간이동하거나 균열에 진입하면 순식간에 첫번째 몬스터와 만날 수 있는데 이 몬스터를 처치해 일일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기왕 시작한 김에 현상금사냥 퀘스트 4개를 모두 수행할 때까지 플레이하거나 기왕에 균열에 들어왔고 또 균열에 들어오면서 문장을 지불했으니 균열을 한 바퀴 돌아야 합니다. 게다가 균열은 플레이 시간이 굉장히 짧아 부담이 적습니다.
일일보상은 플레이어에게 몬스터 한 마리를 처지할 것을 요구할 뿐이지만 실제 플레이어들은 일일보상을 얻기 위해 한 마리보다 훨씬 많은 몬스터를 처치하고 이 플레이가 끝나면 게임을 이어서 진행해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가령 현상금사냥 퀘스트를 끝냈다면 서부원정지로 돌아가 보상을 받아야 하고 균열을 돌았다면 이어서 바로 다음 균열을 돌거나 대장장이가 있는 작은 광장에 가서 한바탕 업그레이드를 해야 합니다. 만약 일일보상 조건으로 ‘현상금사냥 퀘스트 1건 완료’나 ‘균열 한 바퀴 돌기’ 같은 걸 직접 조건으로 내걸었다면 너무 높은 허들로 인식해 빠르게 포기했을테지만 가장 낮은 허들을 제시하고 이를 포함하는 컨텐츠 플레이로 이끌어 낮은 허들만으로도 플레이어들이 작은 컨텐츠 하나를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재미있는 사례입니다.